유류분청구소송 실무와 함께 살펴보기

자신이 피땀 흘려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오로지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이 돈을 모두 유흥비에 탕진을 하거나 혹은 전부 자선단체에 기부를 한다고 할지라도 누구도 이를 제지할 수는 없는 것이죠. 하지만 법률상 이를 일부 제한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바로 상속을 받을 권리를 가진 가족들에게는 개인이 가진 재산 처분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더라도 최소한의 상속분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내용이 그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법적 근거를 통하여 유류분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전부를 돌려받을 수는 없다고 할지라도 개인의 의사를 일부 무시하고 법정상속분의 일정 몫을 다시 찾아오는 일이 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에 모았던 재산을 하나도 남김없이 종교단체에 전부 기부를 했다거나, 자신이 총애하는 자식 한 명에게만 모든 재산을 전부 사전에 증여했다고 할지라도 유류분청구소송을 통하여 법이 정한 최소한의 상속분만큼은 돌려받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고인의 유지와 남은 상속인들의 권리를 서로 절충하여 불공평을 해소하는 법률상 권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만 이러한 권리를 행사한다고 할지라도 무조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아래에서 필자가 유류분 청구 소송과 관련해 겪은 일화와 설명들을 통해 명심해야 할 내용들을 안내하겠습니다.
며칠 전 유류분상담을 오신 의뢰인이 돌아가시는 길에 한 마디 남기셨습니다.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법조인들끼리도 실력 차이가 많은 거 같네요.” 물론 이 말을 해 주신 의뢰인은 다음날 정식으로 위임계약을 맺고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분이 그저 듣기 예의상 하신 말씀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그분이 상담을 받은 법조인은 상속 전문이 아니었을 거라고 말입니다.

법조인이라고 모든 분야에 뛰어날 수는 없습니다. 변호사는 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간적인 한계와 체력적인 한계를 가진 그저 연약한 인간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문분야를 정해 한정된 시간과 체력을 집중하는 겁니다. 그저 아는 변호사라고 아무 사건이나 들고 무작정 찾아갔다가는 큰 낭패를 겪고 말 겁니다. 상속 분야 소송은 현장에서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법조문 몇 개 외워서 이길 수 있는 그런 호락호락한 싸움이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소송을 제기하면 무조건 최소한의 몫만큼의 상속분을 반환받을 수 있는 간단한 절차이므로 자신을 도와줄 법률 대리인의 전문성 여부를 잘 따지지 않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원고와 피고는 서로가 법률 대리인을 지정해 치열하게 다툴 필요도 없고 그저 무조건 원고가 주장하는 바처럼 피고가 전부 따라야만 하겠죠. 하지만 실무는 전혀 그렇지가 않고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이를 잘 알 수 있는 사연 하나가 있는데요. 필자를 찾아왔던 A씨의 사연은 이러했습니다. 매우 고지식하고 가부장적인 성향이 강했던 A의 친부는 항상 장남만을 챙기며 딸들을 소외시키는 일들이 많았었습니다. 집안행사가 있을 때마다 막상 고생하고 궂은일을 도맡는 이들은 딸들이었지만 모든 수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장남이 차지하기 일쑤였습니다. 당연히 A를 포함한 여자형제들은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었으나 집안에서 불화를 일으키기 싫었기에 그저 참고만 살아왔던 것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아버지가 이러한 자신들의 고생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친부가 모든 재산을 이미 장남에게 증여해준 사실을 장례식장에서 알게 되었으니까요.

허망함과 배신감을 느낀 A와 여자형제들은 장남을 대상으로 유류분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막상 자신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속출하였습니다. 우선 무조건 자신들이 부당하게 침해당한 몫을 쉽게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었으나 마치 이러한 일을 미리 준비라도 한 듯이 장남에게 넘어간 재산이 증여가 아닌 매매의 형태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계좌를 통해 빠져나간 현금은 아버지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을 뿐이라는 변명을 하며 유류분청구소송 과정에서 차용증을 제시하며 반박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증여받은 재산이 없다며 발뺌을 하고 있었기에 상대방이 매매 및 대여금으로 위장하여 재산을 증여받은 사실을 반드시 밝혀내야만 승소를 하고 최소한의 상속분을 반환받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이 A씨의 사례는 장남의 치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넘어간 재산이 실제로는 증여였다는 점을 인정받아 자신들의 정당한 몫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가 아닌 실무에서는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편이지요.

실제 소송에 들어가면 조금이라도 덜 주려는 측과 한 톨이라도 더 받아내려는 싸움이 상상 이상으로 치열해집니다. 어떻게든 유류분청구소송 과정에서 반환해야 할 재산을 깎거나 추가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전에 꼼꼼한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허위주장과 같은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류분청구소송 과정은 가족들끼리의 다툼이 대부분입니다.
피를 나눈 형제들이 소송에서 맞부딪힌다는 건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만 더 손해를 볼 수는 없습니다. 입게 될 충격이나 상처가 두 배로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인신공격이나 파렴치한 수법을 쓰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객관적인 근거에 기초해서 논리로 싸우라는 겁니다. 당연히 일반인이 해내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존재가 바로 상속법 분야 전문가입니다.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할 싸움이라면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일단 이겨야 양보도 용서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치열한 유류분청구소송 싸움에서 이길 비책은 전문가가 두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그 손을 여는 열쇠는 여러분이 가지고 있습니다.
